아들애가 오늘 4주 군사훈련을 받으러 떠났고
딸애는 기숙사로 간 지 한 달 가까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 진료에서 의사선생님께서 저더러 척추지지대 풀기 시작하라고 했습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지 못해서
아들에게 전화 가져오라고 소리지를 일도 없고
택배 아저씨가 와도 냉큼 문을 열어줄 수 있게 되었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주인이 장기출타중인 아이들의 빈방, 그 아이들의 흔적들이
내가 누려온, 잔잔하게 빛나는 많은 기쁨들을 일깨워주고 있네요.
아이들을 위해
많이 기도해온 결과가 오늘임을 잊지 않고
걱정보다는 감사와 소망을,
기도로 고백하려 합니다.
대학1년생인 딸애를 기숙사로 보내고 너무 잘 지내고 있는 저를 두고
남편은 저더러 의외로 냉정하다고 하는데..
염려가 없을 순 없지만
염려가 생길 때마다 기도하거든요.
그리고 엄마가 자꾸 걱정하는 티를 내면 도움이 되기는 커녕
딸애에게 성가신 일이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저 담담하게 물러나 기도하며 지켜보게 됩니다.
3,4월은 걷기를 하면서 점점 행동반경을 넓혀보고
4월에 의사선생님이 괜찮다 하면, 5월부터는 아쿠아로빅을 해볼 생각입니다.
연이은 골절로 결국은 119까지 타고 응급실 통해 입원하게 됐을 적에
처음에는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건가?"하는 생각까지도 했었어요.
그러다가 맨처음 가슴 골절을 입고도 전혀 생활을 바꾸려 하지 않았던 것이며
다리골절 후에 깁스 풀러가는 걸 너무 서두르다가 척추까지 부러진 일을 생각하면서
내 생활에서 정말 중요한 게 뭔지, 가다듬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아프니까 내게 허락된 체력으로 가장 능률적으로 사는 법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제가 좀 둔한 사람이라 척추까지 부러져서 골다공 검사를 하고 7,80노인의 뼈라는 말을
듣지 않았더라면.. 골다공증이 어떤 증상(통증)이 있는 병이 아니라
그냥저냥 이따금 가슴뼈 골절이나 다리 부러지는 부상입고 또 회복되고 이러면서 지내다가
할머니 되었을 때 정말 심각한 상태가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번에 다친 게 어느 면에서는 도리어 감사하더라구요.
하나님은 제가 노인이 되었을 적에 뼈가 바스라져서 두문불출 집에 있기를 바라지 않으시는 거 같아요. ^^
요새 제가 하는 치료는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D 복용 및, 포스테오 주사(매일 피하지방에 자가주사), 석류엑기스 복용,
되도록 골고루 먹기(특히 단백질 섭취)입니다.
여기에 운동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데, 이제 서서히 몸을 움직여봐야죠.
석달에 한번 맞는 골흡수억제주사는 포스테오 주사 끝난 후에 맞으라고 하는데
어떡할까 생각중입니다.
골다공증에는 섬유질이 많은 식사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칼슘이 함께 쓸려나간다고 하네요.
설사도 좋지 않구요. 짠음식, 지방이 많은 기름진 음식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동안 암투병에 좋다고 주로 야채 위주로만 먹고 고기도 별로 안먹었던 식단은
제 골다공증을 더 악화시키는 거였을테죠.
포스테오 주사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더 이상 칼슘흡수가 되지 않는 폐경 여성에게도
칼슘이 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 주사입니다.
가격이 넘 비싸지만 뼈 부러져서 간병인 쓰며 누워 있던 저로서는
눈 딱 감고 이 방법밖에 없다 생각하고 맞고 있습니다.ㅜㅡ
효과는 두 달쯤 후에 골다공 검사를 다시 해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지대를 뺐더니 처음에는 어지럽기도 하고 적응이 금방 안됐는데
무엇보다 그동안 복근과 가슴근육이 다 사라져서
흐믈렁해진 살들이 탄력을 잃고 터져나와.. 체형 자체가 변해버렸습니다.
뼈가 약하면 근육이라도 강화해야 뼈의 부담을 줄여서 골절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미용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허리와 배, 가슴의 근육을 키워야겠습니다.
뭐든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해야겠죠.
올해는 꼭 뼈도 다리도 건강해져서, 건강을 이유로 가야 할 곳을 가지 못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암투병하시는 분들도, 이 말이 다르고 저 말이 다른, 암에 좋다는 식이요법에 이리저리 끌려다니지 마시고
자신의 건강을 이따금 전반적으로 검사해보시셔
음식에 관한 한 지나친 편식을 체크해보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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