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방떡 소녀님 소식에.. 여러 안좋은 소식들 들으면서
내 투병담을 올리는 것도 의욕이 좀 꺾였었습니다.
그냥 오늘은
제 투병담에는 식이요법이나 대체요법에 대한 정보가 없을 거라는 걸
자진신고할까 합니다.
저도 물론 암 투병 초기에는 식이요법이나 00가 좋다더라.. 하는 이야기에
관심을 많이 가졌습니다.
따라보려고 애도 썼구요.. 야채스프,상황버섯,겨우살이 달인 물, AHCC, 메노젠,
북한에서 먹는다는 금당, 한동안은 미슬토 주사도 놓았습니다.
어떤 것 하나만 꾸준히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여건에서는
나름 꽤 노력한 셈이었어요.
그러다가 모든 걸 집어치우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08년 여름, PET 검사와 MRI에서 전에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고
방사선과 의사들이 전이소견을 내놓은 후부터였습니다.
담당의사선생님은 조직검사하기 어려운 부위인데..
항암을 시작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니 일단 매달 영상검사를 계속하자고 했고
답답한 저는 암쎈터 박상윤 선생님을 찾아가 의견을 구했더니
담당 선생님 말씀대로 검사를 계속하되..
자기 개인 의견으로는 이 정도 수치가 높으면 거의 전이가 확실하다,
자기 같으면 일단 다 잘라낸다.. 그러면 소변 대변줄을 달고 평생 살아야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 또 전이되지 않는다면 그게 행운이다.. 라고 하더라구요.
혼자 몰래 기도원도 가고 고민 많이 했는데.. 결론은
비록 내가 암때문에 죽게 되더라도
내 마음은 암때문에 찌부러지지 말자..
90까지 산들 매일매일 암의 재발과 전이의 공포때문에
먹고 마시는 것, 일상의 모든 것이 암의 무게에 짓눌려 산다면
그 마음에 무슨 하늘의 기쁨이 있을까 싶고
그동안 식이나 보조식품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노력을 해왔는데도 이런 결과라면
이젠 그런 데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지 말고
내가 정말 원하고 귀하게 생각하는 것에 신경을 집중하자..
좋은 결과를 소망하되 하나님이 부르실 때는 기쁜맘으로 달려가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그런 마음이 됏었어요.
6월 검사에서 그런 결과가 나왓었는데..
아이들 시험볼 때 제 검사결과가 나쁜 영향 미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었는데
11월 아이들 수능과 고교 입학 시험을 며칠 앞두고
다행스럽게도 페트 지수가 줄어들었단 결과와 함께.. 항암치료 안해도 되겠다는 소릴 듣게 됐어요.
아마 그 몇달 간 제가 어떤 요법을 했었다면,
그것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아닐까 생각해서
아주 열심히 홍보를 했을 것도 같습니다. ^^;;;;
제게는 그 기간이 하나님께 더 가까이 다가갔던 귀한 시간이지만,
저는 하나님을 믿으면 하나님이 다 고쳐주신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습니다.
믿음의 문제는 하나님과 개개인이 단독 대면하는 문제이구요..
또 치유의 하나님을 기독교 신자로서 당연히 믿지만,
그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는 제가 알 수가 없어서요.
며칠 전에 MBC 방송국에서 전화가 왔었어요.
아침 방송이라는데(전 방송을 잘 안봐서..이름 까먹었음)
암을 이겨내게 만든 비결 같은 것을
체험자들이 나와서 이야기해주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암싸사 게시판에서 제 전화번호를 알아서 전화한다고 하더라구요.
아마 5년 넘은 것에 대한 글이라던가, 제가 쓴 모임 후기, 또는 투병담을 보시고
전화를 하셨던 거 같은데.. 비결이 없는 제 입장을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어요.
혹시 그런 프로에 나오게 되시는 분들은 희망을 주는 것도 좋지만
정말 그 무엇을 먹었기때문에 내가 좋아졌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
여러번 충분히 생각해보시고 나오셨으면 좋겠어요.
식이요법, 대체보완요법에 대한 도움을 드릴 게 없지만..
투병하면서 보고 느꼈던 것들...
간병하시는 분들이 알아두셨으면 싶은 암환자의 마음 같은 것들..
그런 걸 간간히 올릴게요.
병원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힘겹게 투병중인 환우 여러분들..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평안이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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