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톨스토이의 단편 제목이지요.
사람의 영혼을 데려오는 임무를 맡은 천사가
쌍둥이를 낳은 산모의 영혼을 데리러 갔습니다.
남편도 없이 홀로 남루한 방에서 아기를 낳은 산모는 천사를 보자
그가 자신에게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채고 눈물로 호소를 합니다.
내가 죽으면 이 아기들을 누가 돌보겠습니까.
아기를 생각해서 제발 나를 데려가지 말아주세요..
산모의 눈물겨운 호소에 마음이 흔들려 빈손으로 돌아온 천사에게
하나님은 세 가지 문제를 벌로 내지요.
그 세 가지 문제의 해답을 알아올 것을 명령하며
천사를 인간의 몸으로 인간세계로 내려보냅니다.
세 가지 문제 중 마지막 문제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입니다.
몇 년 동안 구두쟁이네 집에서 구두를 만들며 일하던 천사는
어느 날 쌍둥이 자매를 양손에 잡고 그 아이들의 구두를 맞추러 온 부인을 보게 됩니다.
천사는 그 아이들이 바로 그 쌍둥이 아기들이란 걸 알아봅니다.
쌍둥이 아이들은 엄마가 죽은 후
상냥하고 사랑이 많은 좋은 양부모에게 입양되어
그들의 딸로 이쁘게 잘 자란 것입니다.
드디어 그는 세번째 질문의 답을 깨닫게 됩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로 사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암환자인 내게 참 많은 것을 시사했습니다.
혹시 하나님께 기도할 때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엄마가 필요하다던가
남편에게는 내가 있어야 한다던가...
이러지는 않으시나요?
하나님보다 내가 더, 우리 아이들을 사랑한다 생각하나요?
하나님보다 내가 더 보호자로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하나님이 원하시기만 한다면
부족한 엄마인 나보다 훨씬 더 사랑이 많은 새엄마를 어디서고
데려다놓으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아이들로 하여금 나를 깡그리 잊도록 만드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아이들이 잘 자라준 것은 나의 부족한 돌봄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24시간 눈도 떼지 않고 잠도 자지 않으면서
내 손톱 밑 가시보다도 더 아이들을 보살필 능력이 없는 사람이고
내 자존심 때문에 아이들에게 숱한 상처를 준 사람입니다.
교통사고 당하지 않고 재해나 범죄에 당하지 않은 것이 어디 내 보살핌 덕이던가요.
하나님보다 나를 높이는 교만을 내려놓고
아이들과 함께 오래도록 있고 싶다는 내 소원을 주께 간절히 아뢰는 것,
그것이 솔직함이고
그 솔직한 간구에 하나님께서 기쁘게 응답하실 것을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