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요즘의 제 생활과 상태
암수술한 지도 두 달 후면 4년이 됩니다.
세월이 빠르다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수술 후 첫번째, 두번째의 새해 첫날은
"내가 내년에도 새해 설날을 맞이할 수 있을까?
맞이한다면 지금보다 건강한 상태일까, 어떨까?" 잠시나마 이런 생각을 했던 게 확실히 기억납니다.
그러나 작년부터 '올해는 정말 열심히, 도전하며 살아보자!!' 이런 생각을 하니, 제가 많이 변하긴 변했죠.
임파부종
저는 수술후 1개월만에 부종이 급격히 왔는데
처음에 제 허벅지는 좌우 차이가 10cm 정도였어요.
아랫배와 음부도 부었고 허벅지가 많이 부어서
앉았다 일어나기가 안되었습니다.
병원 검진때 소변을 받아오라고 시키는데
쪼그리고 앉을 수가 없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의자에 앉으면 양 무릎을 붙일 수 없었어요.
한동안은 "지금 상태가 가장 좋은 상태라면.. 어떡하지?"하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임파부종은 해가 갈수록 자꾸 나빠지기는 해도
좋아지는 건 어렵다고 하는 말을 들어서요.
또 암투병 5년은 넘어서더라도
이다음에 할머니가 되고나면 힘이 딸려 스스로 붕대감기도 힘들어서
관리를 못하는 바람에 코끼리 다리가 된 채로 기어다니다가 죽게 될까봐..
그것도 공포였습니다.
저는 그래도 초반부터 임파부종 클리닉을 찾아가서
맛사지 치료도 받고 열심히 붕대도 감았고
또 제 임파절의 상태가 아주 심하게 나쁘지는 않기 때문에
운이 좋은 편에 속합니다.
같은 임파부종 환우들을 만나 격려도 받고 서로 지지해줄 수 있다는 것도
큰 복이구요.
붕대.. 처음 배운 그 날부터 1년간은.. 5일 정도만 스타킹을 신었고
대부분은 눈뜨자마자 붕대를 감았던 거 같네요.
그러다가 좌우 짝재기가 되어 디스크도 더 심해졌던 거 같구..
오십견도 와서 고생 좀 했었습니다.
나의 일과
요새 제 정해진 요일별 일과는
화, 수 오전-그림수업
목 오전- 구역예배
토 7시부터-성가대 연습
일 -교회와 가족과 함께
암환자는 모두 5년을 무사히 잘 보내기를 염원하지요.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하지만 건강만 신경쓰며 산다는 게 싫더라구요.
숲이 좋다는데 너도 그럼 숲에서 살게 해줄까, 하고 다른 대체요법이라면 다 반대하는 남편이
처음에 제게 물었을 적에
저는 싫다고 했어요.
제가 살고 싶은 이유는 가족과 함께 있고 싶어서였어요. 남편과 아이들 곁에 있고 싶어서 살고 싶은 거더라구요.
그런데 숲에만 가면 확실히 살게 될지 어떨지, 내 남은 시간이 어떨지 알지 못하면서
그 아까운 시간을 가족을 떠나 있고 싶지 않았었어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하여튼 전 그랬구요.
또 생존율 5년후를 생각하니 제 젊음은 다 가버린 후일 거 같은 나이더군요.(그때 생각에.. ^^)
그 나이가 되기만을 기다리면서 산다는 것도 싫엇어요.
그래서 제 시간을 좀더 빛나게 하고, 풍요롭게 하고 싶던 차에
우연한 기회에 그림공부를 하게 됐어요.
교회와 가족은 제 삶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관계예요.
성가대 노래준비하면서, 설교말씀 들으면서, 묵상하면서, 기도하면서 누리는 평안과 감동이 없었다면
심약한 제가 어찌 살아냈을까, 상상도 못하겠습니다.
요리와 음식
그리고 먹지 말라는 게 많아서인지, 요리에 관심이 생겨서
시간나고 기회가 되면 요리 배우러 다닙니다.
(한살림에서도 배우고 각종 식료제품 회사에서 유료/무료 쿠킹클래스가 많아요.)
저는 그다지 가리지 않고 다 잘 먹습니다. 특별히 먹는 식품은 없습니다.
조물주꼐서 주신 거, 감사하며 골고루 먹으면 그게 보약이고,
현대의학에서 권하는 항암식품을 되도록 더 먹어야겠다 하는 정도로 살고 있어요.
곡식은 동생이 홍성에서 농사를 짓고 있어서 유기농으로 사다 먹고요
한살림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지만, 모든 걸 다 한살림에서 사진 않아요.
특히 생선은 제가 우리 아파트 장 설 때마다 꼭 사먹는 식재료입니다.
저의 임파부종 관리
1.붕대/스타킹-기본의 기본으로 생각하고, 둘 중 하나는 반드시 합니다.
붕대도 스타킹도 안할 때는 샤워할 때와 맛사지할 때, 어쩌다 아침에 급하게 화장실갈 때 외에는 거의 없습니다.
수영장갈 때도 넣으면 좋은데.. 요새 안가고 있어요.
2.맛사지-요새는 전처럼 오래 안하게 되네요. 시간도 대중 없고.. 다리의 피곤이 풀렸다 싶을 때까지 해요.
그냥 소파에 누워서 티비 보면서 옆으로 맨다리를 하나씩 소파등받이에 올려놓고 맛사지합니다.
아주 방자한 자세라서 식구들이 있을 때는 좀 자제합니다.
목부터 시작해서 제대로 해야 하는데.. 요새는 그냥 다리만 해요. 알면서도 지키지 못하는.. 저의 약점입니다.
3. 운동- 걷는 게 좋은 거 같아서 동네를 쏘다니는데.. 저녁 나절에 1시간 정도 남편과 함께 골목길 순례를 합니다.
매일 하진 못하고요.. 일주일에 3일은 하려고 하고 있어요.
가을이고해서 풍광좋은 대공원 같은 데를 매일 가볼까 생각은 하는데.. 저도 나름 스케줄이 넘 바쁘네요.
게으른 탓도 있고.. ㅠㅜ
현재 붕대 막 풀고 잴 때 허벅지 차이가 5센티이고
(그러나 왼쪽도 함께 붓고 있어서 이 수치만으로는 제 상황이 파악되지 않네요)
복부는 예전보다 좀더 딱딱하게 부어 있고 엉덩이는 꽤 부은 느낌이고,
사타구니쪽에 붕대 끝나는 부분이 좀 딱딱하게 굳어 있기도 합니다.
몸무게는 아침에 옷입은 채로 디지털 저울로 52.9~53.5 사이입니다.
이 몸무게는 암 걸리기 이전보다 1.5 키로 정도 더 나가는 몸무게입니다.
여름에 잘 먹어서인지 부어서인지 53.5~ 54.5 나아갈 때 몸이 굉장히 무겁게 느껴지고 다리가 많이 붓는 듯했었습니다.
지금 좀 나아진 상태예요.
좌우 짝재기가 안되려면
붕대신을 때 키높이를 맞출 수 있도록 붕대 안한 쪽 운동화에 깔창을 깐다든가 나름대로 꾀를 쓰고요,
붕대만 연이어 신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하루 중에도 붕대와 스타킹을 번갈아 하는 거죠.
밖에 나가서 오래도록 일하거나 같은 자세로 있어야 할 때는 붕대 꼭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스타킹을 신어보고..
많이 부었다 싶으면 집에 와서 얼른 붕대를 착용하는 식으로.. 그때 상태를 봐가서 착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생각날 때마다 양쪽 다리가 고르게 되도록 다리 스트래칭을 해줘요.
척추가 휘지 않게 허리도 스트래칭하려고 하고요.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