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스크랩] 3년 전 오늘, 그리고

빅토리기쁜맘 2008. 12. 8. 11:40

 

3년 전 오늘 이 시간,

저는 수술대 위에 누워 있었습니다.

암덩이가 너무 커서 수술을 못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끝에

이루어진 수술이라

수술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했지요.

 

그후 임파부종을 비롯 이런저런 후유증이 있었지만

잘 지내오고 있었는데,

올해 7월의 정기검진에서

PET-CT 상에 높은 수치(9.0 이상과 5.22 이상)의 두 개의 림프절이 관찰되어

MRI를 찍었습니다.

역시나 같은 부위에서 8mm 종양이 보였습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직장과 방광 사이인 데다가 종양 사이즈가 작아서

세침조직검사가 힘들었습니다.

결국 약 한 달 단위로 그때부터 PET-CT 와 MRI를 번갈아 찍으면서

종양의 변화를 관찰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답답함에 새로운 기계를 이용한 시술에 희망을 걸고

이 병원 저 병원 알아보던 때였는데

국립암쎈타의 자궁암 쎈터에서 제 영상자료를 보신 선생님이

"페트 수치가 이 정도로 높으면 암일 가능성이 너무 높다.

더 검사를 해야겠지만, 암일 경우 수술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본다.

방광과 직장을 떼어내야 한다. 평생 장루를 달고 살아야겠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하고서도 재발을 안한다면 다행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기대했던 사이버나이프는 수술조차 할 수 없는 경우에 시도하는 거라고,

그 또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은 위험한 시술이라고 하셨습니다.

 

좋은 소리 들을까 싶어 갔다가 충격을 먹은 저는

그때부터 병원 순례를 그치고

하나님께 기도드리는 것외에는 달리 제 몸의 건강을 위해

더 이상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11월의 PET 결과, 9.0을 넘던 것은 사라지고

4.22짜리가 남아 있다고..

암일 가능성이 많이 줄었다는 기쁜 이야기를 들었어요.

 

지난 주에 7월 이후 세 번째 MRI를 찍었습니다.

이번 주에 그 결과가 나옵니다.

 

한번 암에 걸리니까

전에는 그러려니 넘겼을텐데

모르는 사람의 사망 소식도 예사롭지 않고

암환우끼리 친구가 되다보니 예전보다 더 울 일도 많아졌습니다.

삶과 죽음이 아무리 연장선에 있는 거라지만,

기쁜 일이 있어도 죽음이 우리 곁에 들어와 있다는 걸 늘 자각하는 삶이란

무겁고 눈물나는 것이네요.

 

그러나, 저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고

내년에는 좀더 적극적인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임파부종의 붓기는 좀더 심해졌지만,

그것 역시 호전될 수 있다고 낙관합니다.

 

'올해를 잘 넘길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아니라

벅찬 희망을 가지고 새해를 맞는다는 것,

그게 지금 저의 바람이고 기도입니다.

 

출처 : 염창환의 아름다운 세상
글쓴이 : 기쁜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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